검사실이 직접 만든 검사(LDT), 미국 법원 판결 이후 누가 관리할까?

📌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

  • LDT가 무엇이고, FDA 허가 검사와 무엇이 다른지
  • CLIA(검사실 인증)와 FDA 심사가 각각 확인하는 것
  • 2024년 FDA 규칙 → 2025년 법원 무효 판결 → FDA 철회까지의 흐름
  • 의회 법안과 뉴욕주 제도 등 지금 남아 있는 관리 장치
  • 환자가 검사 전에 물어볼 수 있는 질문

※ 이 글은 2026년 11월 1일까지 공개된 미국 연방관보(Federal Register), CMS·뉴욕주 보건부 공식 자료, 법안 원문과 날짜가 확인되는 법률·업계 보도를 바탕으로 썼습니다. 법률 해석이 필요한 부분은 전문가의 판단을 따르세요. 특정 회사나 검사를 권하거나 비판하려는 글이 아닙니다.

🧪 이 블로그에 나온 검사 상당수가 ‘LDT’입니다

이 블로그에서 다룬 검사들을 다시 떠올려 보면, 미국에서 쓰이는 방식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 원인 모를 감염에서 병원체 DNA를 한꺼번에 읽는 메타게놈 시퀀싱(mNGS) 검사는 미국 임상검사실 인증(CLIA)을 받은 검사실이 자체 개발한 검사로 제공됩니다(진단 기초 시리즈 9편).
  • 뇌 손상 지표인 혈액 NfL 검사는 FDA가 허가한 키트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검사실 자체 검사로 제공됩니다(진단 기초 시리즈 15편).
  • 이식 장기의 거부반응을 살피는 기증자 DNA(dd-cfDNA) 검사도 미국에서는 검사실 자체 검사로 널리 쓰입니다(진단 기초 시리즈 8편).
  • 2022년 FDA 공지 기준으로 미국의 NIPT(산모 혈액으로 태아 염색체 이상을 보는 검사)도 모두 이런 방식이었습니다(진단 기초 시리즈 3편, 6편).

이처럼 한 검사실이 직접 설계·제작해 그 검사실 안에서만 시행하는 검사를 LDT(laboratory developed test, 검사실 자체 개발 검사)라고 부릅니다. 미국 정부 자료에서는 ‘in-house 검사’, ‘home brew(집에서 빚은) 검사’라는 말도 함께 씁니다1.

같은 질병을 보는 검사라도 어떤 것은 FDA 심사를 거친 허가 제품이고, 어떤 것은 FDA 심사 없이 제공되는 LDT입니다. 겉으로는 똑같이 “혈액검사 결과지"로 보이지만, 그 검사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확인했는지는 다릅니다. 이 차이를 둘러싸고 미국에서는 20년 가까이 논쟁이 이어졌고, 2024~2025년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 LDT란 정확히 무엇인가

FDA는 2024년 규칙에서 LDT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CLIA 인증을 받고 고난도(high complexity) 검사 요건을 갖춘 한 검사실에서 설계·제조·사용되는 체외진단검사입니다2. 여기서 체외진단검사(IVD)는 혈액·소변·조직처럼 몸에서 채취한 검체로 하는 검사를 말합니다.

구분FDA 허가 체외진단 제품LDT(검사실 자체 개발 검사)
만드는 곳진단기기 회사검사를 하는 검사실 자신
쓰이는 곳여러 병원·검사실에 판매그 검사실 한 곳(검체를 받아서 검사)
시판 전 FDA 심사위험도에 따라 받음대부분 받지 않음
검사실 관리CLIA 인증 필요CLIA 인증 필요
예병원에서 쓰는 허가 키트일부 유전자 패널, mNGS, dd-cfDNA, NfL 검사 등

LDT라고 해서 품질이 낮다는 뜻은 아닙니다. 대학병원이나 전문 검사실이 희귀질환, 새 감염병처럼 시판 제품이 없는 분야에서 빠르게 검사를 만들어 쓰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같은 이름의 검사라도 검사실마다 방법과 성능이 다를 수 있고, 외부 기관이 시판 전에 임상 근거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이 걱정거리였습니다.

⚖️ CLIA와 FDA는 서로 다른 것을 확인합니다

미국에서 사람의 검체로 검사해 결과를 내는 검사실은 CLIA(Clinical Laboratory Improvement Amendments, 1988년 임상검사실 개선법)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이를 관리하는 기관은 FDA가 아니라 메디케어·메디케이드를 운영하는 CMS(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입니다. CMS는 두 기관의 역할 차이를 직접 설명해 두었습니다1.

CLIA (CMS)FDA 시판 전 심사
관리 대상검사실(운영·인력·품질관리)검사 제품(제조자·기기)
분석 성능검사실이 자체 환경에서 정확도·정밀도·분석 민감도·특이도 등을 확립해야 결과를 낼 수 있음더 깊고 넓게 심사
임상 타당도다루지 않음위험도에 따라 심사
확인 시점정기 조사(2년마다)에서, 검사를 이미 시작한 뒤 검토판매 전

용어를 풀어 보면 이렇습니다.

  • 분석 성능(analytical validity): 검사가 재려는 물질을 정확하고 일정하게 재는가. 예를 들어 같은 검체를 여러 번 재도 비슷한 값이 나오는지, 아주 적은 양도 잡아내는지입니다.
  • 임상 타당도(clinical validity): 그 측정값이 질병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제대로 가려내는가입니다. 진단 기초 시리즈 4편에서 다룬 민감도·특이도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 임상적 유용성(clinical utility): 그 검사로 치료를 바꿨을 때 환자 결과가 실제로 좋아지는가입니다. 이는 FDA 허가로도 보장되지 않고, 보험 결정이나 진료 지침에서 따로 따집니다.

CMS는 LDT의 분석 성능 검증이 그 검사실의 조건·인력·장비·환자군에 한정된 것이어서 다른 검사실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고, CLIA 프로그램은 어떤 검사의 임상 타당도도 다루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두 제도는 초점과 목적이 다르며 서로 보완하도록 설계됐다는 설명입니다1. 다만 이 문서는 2013년판이라 최근 논의를 모두 반영하지는 않습니다.

많은 검사실은 CLIA 인증을 직접 조사 대신 CMS가 승인한 인정(accreditation) 기관을 통해 받습니다. 2025년 8월 CMS 목록에는 미국병리학회(CAP), COLA, Joint Commission 등 7곳이 올라 있습니다3. 흔히 듣는 “CAP 인정 검사실"이 이것입니다.

📜 2024년 FDA 규칙: “LDT도 의료기기로 심사하겠다”

FDA는 오래전부터 “LDT도 법적으로는 의료기기이지만, 규제를 집행하지 않겠다(집행 재량, enforcement discretion)“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1. 그러다 2024년 5월 6일 연방관보에 최종규칙을 게재해 체외진단 제품의 정의에 ‘제조자가 검사실인 경우도 포함한다’는 문구를 넣고, 그동안의 집행 재량을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거둬들이겠다고 했습니다(2024년 7월 5일 발효)2.

단계시점(규칙 게재 후)요구 사항
1단계1년(2025년 5월)이상사례 보고, 시정·회수 보고, 불만 기록
2단계2년(2026년 5월)등록·목록 제출, 표시기재 등
3단계3년(2027년 5월)품질시스템 요건
4단계3년 반(2027년 11월)고위험 LDT 시판 전 심사
5단계4년(2028년 5월)중·저위험 LDT 시판 전 심사

모든 LDT에 똑같이 적용하려던 것은 아닙니다. FDA는 아래 경우에 규제를 집행하지 않겠다는(집행 재량) 예외를 두었습니다2.

  • 1976년 의료기기법 이전 방식의 단순한 LDT(이른바 1976-type LDT), 일부 조직적합성(HLA) 검사, 법의학 검사, 군·보훈 의료체계 안의 LDT: 요건 전반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 뉴욕주 승인을 받은 LDT: 시판 전 심사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 이미 판매 중이던 LDT, 같은 의료체계 안에서 충족되지 않은 필요를 채우는 LDT: 시판 전 심사와 품질시스템 요건(기록 보관 제외)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FDA가 이 규칙을 만든 이유는 환자 안전이었습니다. FDA는 규칙에서 뉴욕주 자료를 인용해, 뉴욕주 CLEP에 처음 제출된 검사실 신청의 절반 이상이 설계 결함이나 불충분한 검증 자료 등으로 승인받지 못했다고 적었습니다. 또 LDT와 FDA 허가 검사를 직접 비교한 드문 연구에서 LDT의 정확도가 더 낮았다고도 했습니다2.

2025년 철회 규칙에 따르면, 규칙이 사라지면서 절감되는 비용은 연 약 14억15억 달러, 잃게 되는 편익은 연 약 37억46억 달러로 추정됐습니다. 다만 편익 추정은 불확실성이 매우 커서, FDA는 규칙의 순편익이 마이너스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4.

반대편에서는 검사실 업계와 일부 학회가 비용 부담과 검사 접근성 위축을 이유로 반대했고,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 2025년 3월 31일 법원 판결과 9월 19일 공식 철회

미국임상검사실협회(ACLA)와 분자병리학회(AMP) 등이 소송을 냈고, 텍사스 동부 연방지방법원은 2025년 3월 31일 규칙 전체를 무효화(vacate)하고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에게 돌려보냈습니다(Am. Clinical Lab’y Ass’n v. FDA)4. 한 지방법원의 판단이지만 규칙 자체를 무효화한 것이어서, 이 판결로 2024년 규칙은 전국에서 효력을 잃었습니다.

원고들은 이 규칙이 FDCA의 문언·역사·구조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 측 대리 로펌의 정리에 따르면, 법원은 연방 식품·의약품·화장품법(FDCA)과 CLIA의 문언·구조·입법 역사를 볼 때 LDT 서비스를 ‘의료기기’로 보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 의회는 검사실 검사를 CLIA를 통해 CMS에 맡겼다고 판단했습니다5. FDA는 60일의 항소 기한이 지나도록 항소하지 않았습니다6.

그 뒤 FDA는 2025년 9월 19일 연방관보에 철회 규칙을 게재했고, 규칙은 같은 날 발효됐습니다(철회 방침은 8월에 먼저 알려졌습니다7). 2024년에 넣은 문구를 지워 규정을 원래대로 되돌린 것으로, FDA는 법원이 이미 규칙을 무효화했으므로 형식적인 조치라며 의견 수렴 절차를 생략했습니다4.

미국 LDT 규제 흐름: 2024년 5월 FDA LDT 최종규칙(4년 단계적 시행 예정), 2025년 3월 31일 텍사스 동부 연방지법 무효 판결, 2025년 9월 19일 FDA 공식 철회, 2026년 5월 Enhancing CLIA Act 발의와 7월 CMS·CDC의 CLIA 정보요청. 아래에는 FDA 허가 검사와 LDT가 거치는 관리 장치 비교.
그림 1. 미국 LDT 규제의 흐름(2024~2026)과 현재 FDA 허가 검사·LDT가 거치는 관리 장치. 연방관보, CMS, 뉴욕주 보건부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 그럼 지금 LDT는 누가 관리하나

2026년 11월 현재, 미국의 LDT 관리는 실무상으로는 2024년 이전과 비슷하지만, 법적 근거는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LDT도 의료기기지만 FDA가 규제를 집행하지 않는” 상태였다면, 이제는 법원이 LDT가 FDCA상 의료기기가 아니라고 판단한 상태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연방: CLIA(CMS) 검사실은 여전히 CLIA 인증을 받아야 하고, LDT는 결과를 내기 전에 분석 성능을 확립해야 합니다1. 임상 타당도를 시판 전에 확인하는 연방 차원의 일반 절차는 없습니다.

2) 주 정부: 뉴욕주 CLEP 뉴욕주는 미국에서 드물게 LDT를 검사별로 심사합니다. 뉴욕주 보건부 산하 CLEP(임상검사실 평가 프로그램)에 따르면, 뉴욕주에서 채취한 검체는 뉴욕주 허가를 받은 검사실에서 검사해야 하고, 주 밖의 검사실도 뉴욕 검체를 받으려면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LDT는 CLEP 승인이 필요하며, FDA 허가·승인 제품은 개별 승인이 필요 없습니다8. 위험도에 따라 세 단계로 나눠 심사하는 정책을 2016년 도입해 2023년 11월 개정했습니다9. FDA도 2024년 규칙에서 뉴욕주가 고·중위험 LDT의 분석·임상 타당도를 평가한다고 인정해 시판 전 심사를 적용하지 않으려 했습니다2. 다만 이는 미국 전체가 아니라 뉴욕주 검체에 대한 제도입니다.

3) 보험: 간접적인 관문 메디케어의 보장 기준이나 민간보험사의 정책은 검사의 근거를 따져 보장 여부를 정합니다. 이는 ‘판매 허가’가 아니라 ‘비용 지급’ 결정이지만, 실제로는 검사 근거를 걸러 내는 역할도 합니다. 예를 들어 dd-cfDNA는 메디케어 지역 보장 기준이 2026년 8월 시행됐습니다(진단 기초 시리즈 8편).

4) FDA 허가를 스스로 받는 경우 검사실이나 회사가 판매 범위를 넓히거나 보험 적용을 받기 위해 FDA 허가·승인을 스스로 신청하기도 합니다. 혈액 대장암 검진 검사들이 FDA 승인을 받은 것이 그런 예이고(대장암 혈액검사 글), 다중암 검사 Galleri도 FDA 결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Galleri 글).

🏗️ 의회는 무엇을 하고 있나

VALID Act (20202023, 통과되지 못함) FDA 안에 체외진단검사 전용 심사 체계를 새로 만들어 LDT와 시판 키트를 함께 관리하자는 법안입니다. 2020년 3월(H.R. 6102)10, 2021년 6월(H.R. 4128)11 발의됐고, 2022년에는 FDA 사용자 수수료 재승인 법안(기업이 내는 FDA 심사 수수료의 근거법으로, 5년마다 갱신)에 붙이려 했지만 9월 말 수수료 법안이 VALID 없이 처리됐습니다12. 2023년 3월 다시 발의됐지만(H.R. 2369)13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20252026년 의회에서 다시 발의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Enhancing CLIA Act of 2026 (발의 단계) 2026년 5월 19일 하원에 발의된 법안(H.R. 8890)은 방향이 반대입니다. 법안 원문의 주요 내용은 이렇습니다14.

  • 검사실 운영은 FDCA가 아니라 CLIA로 규율한다고 법에 명시합니다.
  • 임상에 쓰이는 LDT는 분석·임상 타당도에 대한 합리적 보증이라는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FDA식 시판 전 심사는 두지 않습니다.
  • 뉴욕주 보건부 승인, 메디케어 기술평가를 거친 보장 결정 등을 받은 검사는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보는 ‘보충 확인’을 인정하고, FDA도 이를 해 줄 수 있는 제3자로 둡니다.
  • 일정: 법 시행 후 180일 안에 제안 규칙을 내고, LDT 정보 중앙 데이터베이스와 기준 적용, 심각한 위해 보고 의무 등은 2년 뒤부터 시행합니다.

법률사무소 Covington & Burling도 같은 취지로 정리했습니다15. 이 법안은 발의 단계이며, 통과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CMS의 CLIA 개정 정보요청 (2026년 7월) CMS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26년 7월 16일 CLIA 규정 개정을 위한 정보요청(RFI)을 냈고, 9월 14일까지 의견을 받았습니다16. 1992년 시행 이후 기술 변화를 반영하려는 것으로, FDA 허가를 받지 않은 검사의 성능 확인 방법도 질문에 포함됐습니다. 정보요청은 규칙 제안이 아니어서 실제로 무엇이 바뀔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 한계와 주의할 점

  • “LDT = 나쁜 검사"가 아닙니다. 일부 LDT는 학술지에 성능 자료를 내고 있고, 일부는 진료 지침에서 언급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FDA 허가가 곧 환자 결과 개선(임상적 유용성)을 뜻하지도 않습니다.
  • 법적 쟁점이 모두 정리된 것은 아닙니다. 판결은 텍사스 동부 연방지법의 판단이고 FDA가 항소하지 않아 확정됐지만, 다른 종류의 검사나 상황에서 FDA 권한이 어디까지인지는 앞으로 다른 소송이나 입법으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 ‘FDA 혁신의료기기 지정’은 허가가 아닙니다. 심사를 빠르게 해 주는 제도일 뿐입니다(진단 기초 시리즈 9편).
  • 이 글은 판결문 전문이 아니라 연방관보 철회 규칙에 적힌 판결 요지와 로펌 정리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판결 요지를 정리한 로펌은 원고 측 대리인이었다는 점도 감안해 주세요5.
  • 미국에서 LDT가 몇 개나 되는지 보여 주는 공식 집계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해 쓰지 않았습니다.

🇰🇷 한국은 어떻게 다른가

국내에서는 새 검사가 진료에 쓰이려면 대체로 식약처 체외진단의료기기 허가 → 신의료기술평가 → 건강보험 결정이라는 세 관문을 거칩니다(국내 액체생검 현황 글). 검사 제품의 성능을 보는 단계와 의료행위로서 안전성·유효성을 보는 단계가 나뉘어 있다는 점에서, 미국처럼 검사실 인증만으로 새 검사를 널리 제공하는 구조와는 다릅니다.

다만 국내에 LDT와 비슷한 통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2020년 5월 시행된 체외진단의료기기법 제12조는 의료기관과 유전자검사기관이 자기 임상검사실 안에서만 쓰려고 자체 설계·구성한 검사체계로 총리령이 정한 검사를 하려면 식약처의 임상검사실 체외진단검사 인증을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식약처는 품질관리체계, 전문인력의 숙련도,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성능 등을 평가해 인증하며, 인증을 받으면 그 검사체계에 들어간 체외진단의료기기는 해당 검사실 안에서 쓰는 경우에 한해 제조·수입 허가(또는 인증·신고)를 받은 것으로 봅니다. 인증 뒤에도 연간 검사실적 보고와 품질관리체계 준수 의무가 있고, 식약처는 검사 능력을 평가해 시정을 명하거나 인증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17. 검사실 단위로 인증한다는 점은 미국 LDT와 닮았지만, 인증 주체가 의약품·의료기기 규제기관인 식약처라는 점은 다릅니다. 다만 2025년 10월 보도에 따르면 식약처가 대상 검사 목록을 구체적으로 고시하지 않아 사실상 NGS 검사 위주로만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18. 이 제도의 최신 고시 내용과 이용 현황은 공식 자료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연구자 노트

국내 임상검사실 인증의 장점은 검사실 품질을 외부에서 정기적으로 점검해 기본 수준을 보장한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서류와 점검 부담이 크고, 새 검사를 도입할 때 검증 기준을 어디까지 갖춰야 하는지가 늘 명확하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미국 판결은 미국 시장을 준비하는 국내 기업에 미국 내 CLIA 검사실을 통해 FDA 심사 없이 검사를 제공하는 길이 그대로 유지됐다는 뜻입니다. 다만 국내 제도는 별개라 직접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근거를 쌓는 초기에는 검사실 자체 검사가 빠르고, 여러 기관에 공급하거나 국내외 급여를 노린다면 결국 허가 제품의 길로 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나에게는?

미국 검사를 해외 직구로 받거나, 국내 병원·검진센터에서 해외 검사실로 검체를 보내는 검사를 권유받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검사 이름만으로는 어떤 관리를 거쳤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의료진이나 검사 제공 기관에 다음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 “이 검사는 FDA(또는 식약처) 허가를 받은 제품인가요, 검사실 자체 검사인가요?" 어느 쪽이든 될 수 있지만, 무엇을 거쳤는지 아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 “검사실은 어떤 인증을 받았나요?" 미국이라면 CLIA 인증, CAP 인정, 뉴욕주 승인 여부를 물을 수 있습니다.
  • “성능 자료는 어디서 볼 수 있나요?" 학술지 논문이 있는지, 누구를 대상으로(어떤 환자군, 몇 명) 검증했는지, 민감도·특이도가 얼마인지 확인해 보세요(진단 기초 시리즈 4편).
  • “결과가 나오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결과에 따라 치료나 추가 검사가 어떻게 바뀌는지, 학회 지침에 들어 있는 검사인지 물어보세요.
  • “비용과 보험은 어떻게 되나요?" 해외 LDT는 국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지를 받으면 혼자 판단해 치료를 바꾸거나 중단하지 말고, 담당 의료진과 함께 해석하세요.

⚠️ 이 글은 의학적·법률적 조언이 아닙니다. 검사 선택과 결과 해석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 자주 묻는 질문

Q. LDT 결과는 믿을 수 없나요? A.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LDT도 CLIA 기준에 따라 분석 성능을 확인해야 결과를 낼 수 있고, 성능 자료를 논문으로 공개한 검사도 있습니다. 다만 FDA처럼 판매 전에 외부 기관이 임상 근거까지 확인하는 절차는 일반적으로 없으므로, 성능 자료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Q. 법원 판결로 무엇이 바뀌었나요? A. 2025년 5월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던 FDA 요건이 법원의 무효화와 FDA 철회로 모두 사라졌습니다. 관리는 CLIA 중심으로 돌아갔지만, 이제는 법원이 LDT를 FDCA상 의료기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점이 다릅니다.

Q. 한국에서 미국 LDT 검사를 받으면 국내 허가를 받은 건가요? A. 아닙니다. 미국에서의 지위(LDT, FDA 허가)는 국내 식약처 허가나 신의료기술평가와 별개입니다. 국내에서 어떤 경로로 제공되는지는 검사 기관에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 함께 보면 좋은 글

참고


  1. CMS. LDT and CLIA FAQs (v. 2013.10.22). — CMS ↩︎ ↩︎ ↩︎ ↩︎ ↩︎

  2. U.S. FDA. Medical Devices; Laboratory Developed Tests (Final rule). Federal Register 2024;89:37286-445 (2024.5.6 게재, 2024.7.5 발효, FR Doc 2024-08935). — Federal Register ↩︎ ↩︎ ↩︎ ↩︎ ↩︎

  3. CMS. List of Approved Accreditation Organizations under CLIA (v. 2025.8.8). — CMS ↩︎

  4. U.S. FDA. Medical Devices; Laboratory Developed Tests; Implementation of Vacatur (Final rule). Federal Register 2025;90:45134-6 (2025.9.19 게재·발효, FR Doc 2025-18239, Docket FDA-2025-N-1730; 판결 Am. Clinical Lab’y Ass’n v. FDA, No. 4:24-CV-479-SDJ, E.D. Tex. 2025.3.31 인용). — Federal Register ↩︎ ↩︎ ↩︎

  5. Gonzalez SJ. Federal District Court Vacates FDA’s Laboratory Developed Tests Final Rule. FDA Law Blog (Hyman, Phelps & McNamara; 원고 AMP 측 대리 로펌), 2025.4.1. — FDA Law Blog ↩︎ ↩︎

  6. AABB. FDA Declines to Appeal LDT Court Ruling (보도자료, 2025.6.4). — AABB ↩︎

  7. FDA Formally Rescinds the LDT Final Rule Following Defeat in Court. FDA Law Blog, 2025.8.11. 2025년 8월 6일 FDA의 철회 규칙이 백악관 관리예산처(OMB) 산하 정보규제실(OIRA)의 심사 목록에 올라 철회 방침이 먼저 알려졌고, 실제 연방관보 게재·발효는 9월 19일이어서 자료마다 철회 시점이 8월과 9월로 다르게 적혀 있습니다. — FDA Law Blog ↩︎

  8. New York State Department of Health, Wadsworth Center CLEP. Frequently Asked Questions about LDTs (일부 내용은 2025년 법원 판결 이전 작성. 이 글에서 인용한 범위인 뉴욕 검체·LDT 승인 요건은 판결과 무관한 주 제도). — Wadsworth Center ↩︎

  9. New York State Department of Health, Wadsworth Center CLEP. Tiered LDT Review Policy (2023.11 개정). — Wadsworth Center PDF ↩︎

  10. H.R. 6102, VALID Act of 2020 (116대 의회, 2020.3.5 발의). — ProPublica Represent ↩︎

  11. H.R. 4128, VALID Act of 2021 (117대 의회, 2021.6.24 발의). — LegiScan ↩︎

  12. G2 Intelligence. LDTs: Congress Set to Scuttle VALID Act at the Eleventh Hour (2022.9 보도). — G2 Intelligence ↩︎

  13. H.R. 2369, VALID Act of 2023 (118대 의회, 2023.3.29 발의). — LegiScan ↩︎

  14. H.R. 8890, Enhancing Clinical Laboratory Innovation and Access Act of 2026 (119대 의회, 2026.5.19 발의, 법안 원문). — GovInfo ↩︎

  15. Covington & Burling(법률사무소). Enhancing Clinical Laboratory Innovation and Access Act (Enhancing CLIA Act) of 2026 (2026.6.17). — Covington ↩︎

  16. CMS·CDC. Request for Information; Clinical Laboratory Improvement Amendments of 1988 (CLIA) Regulations. Federal Register 2026;91:43586 (2026.7.16, Docket CMS-3485-NC, 의견 마감 2026.9.14). — Federal Register ↩︎

  17. 체외진단의료기기법 제12조(임상검사실의 체외진단검사 인증 등) [시행 2026. 10. 8.] [법률 제21525호, 2026. 4. 7., 타법개정]. — 국가법령정보센터 ↩︎

  18. 머니투데이. 혈액 한 방울로 암 진단? 한국선 무리…식약처 5년째 ‘기준’도 안 정해 (2025.10.13). — 머니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