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남은 암을 피로 찾는다? 미세잔존질환(MRD) 검사 완전 정리

📌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

  • 미세잔존질환(MRD)이 무엇이고, 왜 피로 찾으려 하는지
  • 종양 맞춤형 vs 종양 비의존형, 두 가지 검사 방식
  • 재발을 얼마나 잘 예측하는지, 그리고 치료를 바꾼 임상시험들의 엇갈린 결과
  • 음성·양성 결과를 볼 때 꼭 알아야 할 한계

한 문장으로 말하면

수술로 암을 다 떼어냈어도, 영상검사와 수술 병리검사로는 확인되지 않는 아주 적은 암세포가 몸에 남아 있다가 나중에 재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남은 암을 미세잔존질환(MRD)이라고 합니다. MRD 검사는 이 남은 암세포가 혈액으로 흘려보낸 ctDNA를 찾아 “아직 암이 남아 있는가"를 묻는 검사입니다.

💬 MRD는 원래 혈액암의 개념입니다. 백혈병이나 다발골수종에서는 골수에 남은 암세포를 세는 MRD 검사가 이미 쓰여 왔고, 2018년 미국 FDA는 백만 개 세포 중 1개 수준까지 찾는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기반 골수 MRD 검사를 처음 승인했습니다1. 이 글은 주로 고형암(대장암·폐암·유방암·방광암 등)에서 혈액 ctDNA로 찾는 MRD를 다룹니다. 남은 암세포를 직접 세는 대신 분자(DNA) 신호로 존재를 추정하기 때문에 ‘분자적 잔존 질환(molecular residual disease)‘이라고도 부릅니다.

왜 필요한가

수술 후 지금은 대개 병기와 몇 가지 고위험 인자(대장암이라면 종양이 장벽을 뚫었는지, 장폐색·천공, 검사한 림프절 수, 미세위성 불안정성(MSI) 등)를 보고 보조항암치료를 할지 정합니다. 그런데 같은 조건이라도 실제로 암이 남아 재발하는 사람은 일부입니다. 결국:

  • 암이 이미 없어진 사람도 부작용이 있는 항암치료를 받고,
  • 암이 남은 사람은 영상으로 재발이 보일 때까지 알 수 없습니다.

MRD 검사는 “누구에게 정말 치료가 필요한가"를 사람마다 가려 보려는 시도입니다.

두 가지 방식

MRD 검사의 두 가지 방식: 종양 맞춤형은 암 조직을 분석해 그 사람만의 변이를 혈액에서 추적하고, 종양 비의존형은 조직 없이 혈액만으로 흔한 변이나 메틸화 신호를 찾는다.
그림 1. 종양 맞춤형과 종양 비의존형 MRD 검사.
종양 맞춤형 (tumor-informed)종양 비의존형 (tumor-agnostic)
방법수술로 떼어낸 암 조직을 먼저 분석해 그 사람 암에만 있는 변이를 찾고, 검사법에 따라 십여 개에서 수천 개의 변이를 혈액에서 추적조직 없이 혈액만으로, 흔한 암 변이나 메틸화 같은 공통 신호를 찾음
장점아주 적은 ctDNA도 찾기 쉬움. 백혈구를 함께 분석해 혈액세포 유래 잡음을 걸러 내는 방식도 있음조직이 필요 없어 빠르고 간편. 메틸화를 쓰면 혈액세포 변이 잡음을 줄일 수 있음
단점조직이 부족하면 만들 수 없고, 첫 결과까지 수 주가 걸림. 진단 당시 변이만 추적해 종양이 변하면 놓칠 수 있음신호가 약할 때 놓치기 쉬움. 나이 든 혈액세포의 변이(클론성 조혈)가 잡음이 될 수 있음2

재발을 얼마나 잘 예측하나

대장암

  • 1~3기 대장암 125명을 추적한 연구에서, 수술 후 30일째 ctDNA 양성인 사람은 음성인 사람보다 재발 위험비(HR)가 약 7이었습니다. 보조항암치료 직후 양성이면 약 17이었고, 치료 후에도 양성이었던 7명은 모두 재발했습니다3. 환자 수가 적어 추정의 폭은 넓습니다.
  • 일본의 2~4기 대장암 연구(GALAXY)에서도 수술 후 ctDNA 양성이면 재발 위험비가 약 10(1,039명), 업데이트 분석(2,240명)에서는 약 12였습니다45. 치료 후 ctDNA가 지속적으로 사라진 사람의 2년 무병생존율은 89.0%였지만, 일시적으로만 사라진 사람은 3.3%였습니다. 이 연구에서 ctDNA 양성이면서 보조항암치료를 받은 사람은 받지 않은 사람보다 결과가 좋았지만, 무작위 비교가 아니어서 치료 효과 때문인지 환자 특성 차이 때문인지는 확실히 말할 수 없습니다.

폐암

  • 수술한 초기 비소세포폐암 197명을 추적한 연구(TRACERx)에서, 수술 후 120일 이내 ctDNA는 25%에서 검출됐고, 나중에 재발한 사람의 49%가 이때 이미 양성이었습니다. 이때 음성이던 사람 중 일부는 3~6개월마다 반복 검사로 재발을 미리 잡았습니다6. 이 연구와 검사에서는 한 번의 음성으로 재발의 절반가량을 놓칠 수 있었고, 폐선암처럼 ctDNA를 적게 흘리는 암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유방암

  • 수술 전 항암치료를 받은 초기 유방암 55명 연구에서, 치료 후 ctDNA가 검출된 사람은 전이성 재발 위험이 크게 높았고, 반복 추적은 실제 재발보다 중앙값 7.9개월 먼저 신호를 잡았습니다7.

💬 ‘위험비’는 ‘몇 %가 재발한다’와 다릅니다. 위험비는 두 집단의 재발 속도를 비교한 값입니다. 실제로 몇 %가 재발하는지는 암 종류와 병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단 숫자 읽는 법 참고)

수술 후 3개월마다 ctDNA를 검사하면 영상에서 재발이 보이기 몇 달 전에 ctDNA가 먼저 양성이 되는 경우가 있다. 대장암 평균 8.7개월, 유방암 중앙값 7.9개월.
그림 2. 반복 검사에서 ctDNA가 영상보다 먼저 재발 신호를 보이기도 합니다(개념도).

💬 “먼저 찾는다"와 “더 오래 산다"는 다릅니다. 대장암 연구에서 반복 ctDNA 검사는 영상보다 평균 8.7개월 먼저 재발 신호를 잡았습니다3. 하지만 재발을 몇 달 일찍 알아도, 그 시점에 쓸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가 없다면 생존은 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삼중음성 유방암 시험(c-TRAK TN)에서는 ctDNA 양성으로 치료 대상이 된 환자의 72%가 이미 영상에서 전이가 보였습니다8.

결과로 치료를 바꾸면 이득이 있나 — 임상시험의 엇갈린 결과

예측을 잘하는 것과, 그 결과로 치료를 바꿨을 때 환자에게 이득이 있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이를 직접 시험한 무작위 임상시험들의 결과는 이렇습니다.

시험대상무엇을 바꿨나결과
DYNAMIC (2022)92기 결장암 455명ctDNA 양성일 때만 항암치료항암치료 28% → 15%로 줄었고, 2년 무재발생존율 93.5% 대 92.4%로 비열등성 충족
DYNAMIC-III (2025)103기 결장암ctDNA 음성이면 치료 줄이기 / 양성이면 강화줄인 군 3년 무재발생존율 85.3% 대 표준 88.1%로 비열등성 미충족. 강화해도 이득 없음
ALTAIR (2026)11보조치료 후 ctDNA만 양성(영상 음성)인 대장암 243명추가 항암제(FTD/TPI)무병생존 위험비 0.79,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음
CIRCULATE (AIO) (2026)12ctDNA 양성 2기 결장암항암치료 vs 관찰1차 분석 유의하지 않음(조기 종료로 검정력 부족). 프로토콜 순응 분석에서는 이득 신호
IMvigor011 (2025)13수술 후 ctDNA 양성 근침윤성 방광암 250명면역항암제(아테졸리주맙) vs 위약무병생존 위험비 0.64, 전체생존 위험비 0.59로 생존 이득

💬 용어: ‘무재발생존율’은 일정 기간 재발 없이 생존한 사람의 비율, ‘비열등성’은 새 방법이 기존 방법보다 미리 정한 범위 이상 나쁘지 않다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 2기 결장암에서는 ctDNA로 항암치료 대상을 줄여도 재발이 크게 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3기에서는 같은 결론을 얻지 못했습니다. 이 결과는 해당 병기·검사·치료 절차에서만 성립합니다.
  • ctDNA 양성일 때 치료를 더하는 전략은 방광암 면역항암제에서는 생존 이득을 보였지만, 대장암 항암제 강화나 추가 항암제에서는 이득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그래서 “더 일찍 찾는 것"과 “그래서 더 잘 치료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꼭 알아야 할 한계

  • 음성 ≠ 완치. 3기 결장암 시험에서 ctDNA 음성인 사람도 3년 무재발생존율이 87%로, 약 13%는 3년 안에 재발했습니다(양성은 49%)10. 암이 DNA를 거의 흘려보내지 않거나 남은 암이 너무 적으면 잡히지 않아 반복 검사가 중요합니다.
  • 검사 시기가 중요합니다. 수술 직후에는 손상된 정상 조직에서 나온 DNA가 크게 늘어 ctDNA가 묻힐 수 있어(거짓 음성 위험), 보통 수술 2~4주 이후에 검사합니다.
  • 양성이어도 다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검출된 양이 많을수록 재발 위험이 높았고10, 치료 후 계속 양성이면 위험이 매우 높았습니다5.
  • 가이드라인은 아직 신중합니다. 유럽종양학회(ESMO, 2022)는 MRD 검사가 재발을 예측하는 근거는 탄탄하지만 치료를 바꿔 이득을 본다는 근거가 부족해 일상 진료에는 권고하지 않았습니다14. 미국 NCCN 결장암 가이드라인(2026년 4월판)도 ctDNA가 재발 위험과 관련된 예후 인자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치료 효과를 미리 알려 주는 근거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수술 후 ctDNA 검사로 재발 위험을 판단하거나 보조항암치료를 정하는 것은 아직 권고하지 않고, 임상시험 참여를 권합니다. 또 마땅한 치료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재발을 일찍 아는 것은 환자에게 큰 불안만 줄 수 있다는 점도 짚고 있습니다15.
  • 암 종류마다 다릅니다. 대장암 근거가 가장 많고, 방광암에서 생존 이득이 처음 확인됐으며, 다른 암은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 비용과 접근성. 종양 맞춤형 검사는 조직 분석과 맞춤 제작이 필요해 비용이 높고, 국내 이용 가능 여부와 보험 적용은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 이 글은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검사 여부와 결과에 따른 치료 결정은 담당 종양내과 전문의와 상의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수술 후 MRD 검사가 음성이면 항암치료를 안 받아도 되나요? A. 2기 결장암처럼 근거가 있는 경우에도, 이는 임상시험에서 정해진 절차로 결정한 결과입니다. 3기 결장암에서는 치료를 줄였을 때 재발이 약간 더 많았습니다. 암 종류, 병기, 다른 위험 요인에 따라 다르므로 혼자 판단하지 말고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하세요.

Q. 양성이 나오면 꼭 재발하나요? A. 재발 위험이 크게 높다는 뜻이지만 100%는 아닙니다. 대장암 연구에서는 보조항암치료 후 ctDNA가 지속적으로 사라진 사람의 2년 무병생존율이 89%였습니다. 반대로 치료 후에도 계속 양성이면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5. 결과에 따라 영상검사 간격이나 치료를 의료진과 논의하게 됩니다.

Q. 얼마나 자주 검사하나요? A. 연구에서는 수술 후 2~4주 이후 한 번, 이후 3개월 간격 등으로 반복했습니다. 실제 간격은 검사 종류와 암에 따라 다릅니다.

📚 진단 기초 시리즈

참고


  1. FDA, clonoSEQ 승인 (2018.9.28, De Novo; 급성림프모구백혈병·다발골수종 골수 MRD) — Healio 보도 ↩︎

  2. Razavi P 외. High-intensity sequencing reveals the sources of plasma circulating cell-free DNA variants. Nat Med 2019;25:1928-37. doi:10.1038/s41591-019-0652-7 ↩︎

  3. Reinert T 외. Analysis of plasma cell-free DNA by ultradeep sequencing in patients with stages I to III colorectal cancer. JAMA Oncol 2019;5:1124-31. doi:10.1001/jamaoncol.2019.0528 ↩︎ ↩︎

  4. Kotani D 외. Molecular residual disease and efficacy of adjuvant chemotherapy in patients with colorectal cancer. Nat Med 2023;29:127-34. doi:10.1038/s41591-022-02115-4 ↩︎

  5. Nakamura Y 외. ctDNA-based molecular residual disease and survival in resectable colorectal cancer. Nat Med 2024. doi:10.1038/s41591-024-03254-6 ↩︎ ↩︎ ↩︎

  6. Abbosh C 외. Tracking early lung cancer metastatic dissemination in TRACERx using ctDNA. Nature 2023;616:553-62. doi:10.1038/s41586-023-05776-4 ↩︎

  7. Garcia-Murillas I 외. Mutation tracking in circulating tumor DNA predicts relapse in early breast cancer. Sci Transl Med 2015;7:302ra133. doi:10.1126/scitranslmed.aab0021 ↩︎

  8. Turner NC 외. Results of the c-TRAK TN trial: a clinical trial utilising ctDNA mutation tracking to detect molecular residual disease and trigger intervention in patients with moderate- and high-risk early-stage triple-negative breast cancer. Ann Oncol 2023. doi:10.1016/j.annonc.2022.11.005 ↩︎

  9. Tie J 외. Circulating tumor DNA analysis guiding adjuvant therapy in stage II colon cancer (DYNAMIC). N Engl J Med 2022;386:2261-72. doi:10.1056/NEJMoa2200075 ↩︎

  10. Tie J 외. Circulating tumor DNA-guided adjuvant therapy in locally advanced colon cancer: the randomized phase 2/3 DYNAMIC-III trial. Nat Med 2025. doi:10.1038/s41591-025-04030-w ↩︎ ↩︎ ↩︎

  11. Bando H 외. Post-adjuvant chemotherapy in ctDNA-positive patients with resected colorectal cancer: a randomized phase 3 trial (ALTAIR). Nat Med 2026. doi:10.1038/s41591-026-04428-0 ↩︎

  12. Folprecht G 외. Chemotherapy for patients with circulating tumour DNA-positive, stage II colon cancer (CIRCULATE) — an AIO/ABCSG trial. Ann Oncol 2026. doi:10.1016/j.annonc.2026.05.001 ↩︎

  13. Powles T 외. ctDNA-guided adjuvant atezolizumab in muscle-invasive bladder cancer (IMvigor011). N Engl J Med 2025. doi:10.1056/NEJMoa2511885 ↩︎

  14. Pascual J 외. ESMO recommendations on the use of circulating tumour DNA assays for patients with cancer. Ann Oncol 2022;33:750-68. doi:10.1016/j.annonc.2022.05.520 ↩︎

  15. NCCN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in Oncology: Colon Cancer, Version 2.2026 (2026.4.7) — nccn.org (무료 회원 로그인 후 열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