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검사로 대장암 검진을 대신할 수 있을까? 2만 7천 명이 대장내시경과 함께 받은 혈액검사 결과

📌 3줄 요약

  1. 혈액 속 DNA의 메틸화 신호로 대장암을 찾는 검사를, 대장내시경을 정답으로 놓고 2만 7천여 명에서 검증했습니다.
  2. 대장암 민감도 79.2%, 진행성 병변이 없는 사람을 음성으로 맞힌 특이도 91.5% 등 미리 정한 4개 기준을 모두 넘었습니다.
  3. 진행성 전암 병변 민감도는 12.5%에 그쳤고, 검사 회사가 연구비를 대고 분석·작성에 참여했습니다.

🤔 왜 이 연구인가

대장암은 검진 효과가 가장 잘 증명된 암 가운데 하나입니다. 대장내시경은 암을 일찍 찾을 뿐 아니라, 암이 되기 전의 용종(선종)을 떼어 내 암 자체를 막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참여율입니다. 장 정결이 번거롭고 시간이 들어서 검진을 미루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피 한 번 뽑는 검진이 주목받습니다. 미국에서는 2024년 Guardant의 Shield가 평균 위험군의 1차 선별검사로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진단 기초 시리즈 6편 참고). 그보다 앞선 2016년에는 대변·내시경 검진을 받지 않으려는 사람을 위한 혈액검사(Epi proColon)가 승인된 적이 있습니다1. 이번에 리뷰하는 PREEMPT CRC 연구는 Freenome사의 혈액검사를 대규모로 검증한 결과로, JAMA에 2025년 6월 실렸습니다2.

🔬 연구 설계

항목내용
대상증상 없는 대장암 평균 위험군, 45~85세, 선별 대장내시경 예정자
규모2020~2022년 미국 49개 주·아랍에미리트 201개 기관에서 48,995명 등록. 검증 코호트 32,731명 중 분석 가능 27,010명
검사핏속을 떠도는 DNA 조각(cfDNA)에 붙은 화학 표지 패턴(DNA 메틸화)을 대량 염기서열 분석으로 읽어, 진행성 대장 신생물 신호를 찾는 검사
정답(기준검사)대장내시경과 조직검사. 병리의가 독립적으로 판정
맹검참여자·연구진·병리의는 혈액검사 결과를, 검사실은 내시경 결과를 모름
판정미리 정한 기준값을 고정해 두고, 4개 1차 평가변수의 95% 신뢰구간 하한이 미리 정한 수용 기준을 넘는지 봄

모든 참여자가 혈액검사와 대장내시경을 함께 받았다는 점이 이 연구의 강점입니다. 혈액검사가 놓친 암도 내시경으로 확인되므로, 민감도를 비교적 정확히 잴 수 있습니다(내시경도 일부 병변은 놓칠 수 있습니다). 분석 대상 27,010명 중 대장암은 72명(0.3%)이었습니다.

🧪 주요 결과

미리 정한 4개 기준을 모두 넘었습니다. 여기서 ‘진행성 대장 신생물’은 대장암과 진행성 전암 병변(곧 암이 될 위험이 큰 용종)을 합친 말입니다.

지표결과95% 신뢰구간수용 기준(신뢰구간 하한)
대장암 민감도79.2% (72명 중 57명)68.4~86.9%65% 초과
진행성 대장 신생물 특이도91.5% (24,371명 중 22,306명)91.2~91.9%85% 초과
진행성 대장 신생물 음성예측도90.8%90.7~90.9%90.4% 초과
진행성 대장 신생물 양성예측도15.5% (양성 2,443명 중 378명)14.2~16.8%10.9% 초과

※ 음성예측도 90.8%는 높아 보이지만, 이 집단은 검사 전에도 90.2%(27,010명 중 24,371명)가 진행성 병변이 없었습니다. 음성 결과가 이 확률을 90.2%에서 90.8%로 조금 올린 셈입니다. 양성예측도 15.5%도 검사 전 확률 9.8%와 비교해 읽어야 합니다(4편 참고).

병기별로 보면 초기 암에서 약했습니다. 민감도는 I기 57.1%(28명 중 16명), II기 100%(15명), III기 82.4%(17명 중 14명), IV기 100%(11명)였습니다. 놓친 대장암 15명 중 12명이 I기였습니다. 다만 병기별 환자 수가 적어 신뢰구간이 넓습니다.

PREEMPT CRC 혈액검사의 병기별 대장암 민감도와 진행성 전암 병변 민감도: I기 57.1%(16/28), II기 100%(15/15), III기 82.4%(14/17), IV기 100%(11/11), 전체 대장암 79.2%(57/72), 진행성 전암 병변 12.5%(321/2,567).
그림 1. 병기별 대장암 민감도와 진행성 전암 병변 민감도. 논문 표 2의 수치로 다시 그렸습니다. 막대 아래 숫자는 찾은 수/전체 수이고, '대장암 전체'에는 병기 미상 1명이 포함됩니다. Data from Shaukat A, et al. JAMA. 2025;334(1):56-63.

전암 병변은 대부분(약 88%) 놓쳤습니다. 2차 평가변수인 진행성 전암 병변(1 cm 이상 선종, 고도 이형성, 큰 톱니모양 병변 등) 민감도는 12.5%(2,567명 중 321명)였습니다. 기준은 95% 신뢰구간 하한이 11.5%를 넘는 것이었는데, 하한이 11.3%라 기준에 미달했습니다.

병변 종류별로 보면 고도 이형성·상피내암이 있는 선종은 29.1%로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1 cm 이상 선종은 11.5%, 1 cm 이상 톱니모양 병변은 7.6%에 그쳤습니다.

1,000명이 받으면? 이 연구의 숫자로 단순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유병률이 다른 집단에서는 달라집니다).

  • 약 90명이 양성이 나오고, 이들은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합니다.
  • 양성 90명 중 대장암은 약 2명, 진행성 전암 병변은 약 12명이고, 나머지 약 76명은 진행성 병변이 없습니다.
  • 반대로 진행성 전암 병변이 있는 약 95명 중 약 83명은 음성으로 나옵니다.

진단 기초 시리즈 4편에서 본 것처럼, 대장암이 드문 일반 인구에서는 양성 결과 대부분이 암이 아닙니다.

🌍 의미

  • 대규모·전향적·맹검 검증: 모든 참여자가 혈액검사와 대장내시경을 함께 받은 2만 7천 명 규모의 전향적·맹검 검증 연구입니다.
  • FDA 승인으로 이어졌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FDA는 이 연구를 근거로 2026년 7월 이 검사(SimpleScreen CRC)를 45세 이상 평균 위험군 선별검사로 승인했고, 미국 판매는 Abbott가 맡습니다3. 평균 위험군 1차 선별용 혈액검사로는 Shield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회사 발표 자료의 수치(대장암 민감도 81.1%, 진행성 전암 병변 13.7%, 특이도 90.4%)는 미국 인구 분포에 맞춰 보정한 사전 지정 분석값이라 논문 본문 값과 조금 다릅니다4. 이후 2026년 9월 30일 미국에서 출시됐고, Abbott는 메디케어 적용 대상이라고 밝혔습니다5. AGA 보도에 따르면 승인 문서는 이 검사가 진단 목적 대장내시경이나 고위험군의 추적 내시경을 대신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6.
  • 학회의 시각은 신중합니다. 미국소화기학회 보도에 따르면, 미국암학회(ACS)는 2026년 5월 개정 지침에서 혈액검사를 ‘권고하되 우선 선택은 아닌’ 검사로 분류하고, 대변검사나 내시경을 거부하거나 받지 않은 사람에게 쓰도록 했습니다. 미국소화기학회(AGA)도 혈액검사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6.

⚠️ 한계

저자들이 밝힌 한계

  • 1회 검사의 정확도만 봤고, 다른 검진 방법과 효과를 비교하지 않았습니다.
  • 이 검사로 대장암 발생이나 사망이 줄어드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 얼마나 자주 반복해야 하는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리뷰어로서 덧붙이는 점

  • 대변검사(FIT)와 직접 비교하지 않았습니다. 저자들은 다른 연구의 값과 정성적으로만 비교했습니다(저자 서술). 대장암 민감도는 FIT와 비슷하고 다중표적 대변 DNA 검사보다 낮으며, 특이도는 FIT보다 낮고(위양성이 더 많음) 대변 DNA 검사보다 높으며, 전암 병변 민감도는 대변검사들보다 낮다고 썼습니다. 서로 다른 집단에서 나온 값이고, FIT는 매년 받는 반면 혈액검사의 간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 예방 효과의 공백: 내시경과 대변검사의 큰 장점은 전암 병변을 찾아 제거하는 데 있습니다. 혈액검사로만 검진하면 이 부분이 크게 줄어듭니다. 함께 실린 JAMA 사설의 제목도 ‘단순함의 착각과 암 예방의 역설’입니다7.
  • 초기 암 민감도: I기 민감도 57.1%는 환자 28명에서 나온 값이라 불확실성이 큽니다.
  • 분석 제외 17.5%: 검증 코호트의 약 17.5%가 분석 가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빠졌습니다. 다만 저자들이 빠진 자료를 통계적으로 채워 넣은 분석(32,731명)에서도 대장암 민감도 79.3%, 특이도 91.5%, 전암 병변 민감도 12.5%로 결과가 거의 같았습니다.
  • 개량판은 아직 검증 중: 회사는 2026년 10월 학회에서 진행성 전암 병변 민감도를 18.2%로 높인 개량판 자료를 발표했지만, 회사 발표이며 아직 논문·승인 전입니다8.
  • 이해상충: 검사 회사가 연구비를 전액 대고 설계·분석·원고 작성에 참여했으며, 저자 8명이 회사 소속(당시 또는 현재)이었습니다.
  • 한국 적용성: 참여자 중 아시아인은 8.8%였고, 국내 허가·도입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그래서 나에게는?

  • 가장 좋은 검진은 ‘받는 검진’입니다. 대장내시경이나 분변잠혈검사를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이 우선입니다. 우리나라 국가암검진은 50세 이상에서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하고, 양성이면 대장내시경을 합니다.
  • 혈액검사가 음성이어도 전암 병변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진행성 전암 병변의 약 88%를 놓쳤고, 대장암도 약 5명 중 1명은 놓쳤습니다.
  • 혈액검사가 양성이면 반드시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합니다. 양성이어도 대부분은 암이 아니지만, 확인하지 않으면 검사의 의미가 없습니다.
  • 고위험군은 대상이 아닙니다. 대장암 가족력, 염증성 장질환, 과거 용종이 있는 사람은 이 검사가 아니라 대장내시경 대상입니다.
  • 음성이어도 한 번으로 끝이 아닙니다. 반복 간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니 다음 검진 시점을 의료진과 정하세요.
  • 증상이 있다면 검진이 아니라 진료입니다. 혈변, 배변 습관 변화, 체중 감소가 있으면 혈액 선별검사가 아니라 바로 진료를 받으세요.

⚠️ 이 글은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검진 방법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 자주 묻는 질문

Q. 이 검사를 한국에서도 받을 수 있나요? A. 2026년 11월 현재 국내 허가나 도입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미국 FDA 승인은 국내 허가와 별개입니다(국내 액체생검 현황 글 참고).

Q. 대변검사보다 나은가요? A. 직접 비교한 연구가 아닙니다. 저자들의 문헌 비교로는 대장암을 찾는 능력은 분변잠혈검사와 비슷하고, 위양성은 더 많고(특이도가 낮음), 전암 병변을 찾는 능력은 더 낮습니다. 장점은 채혈만으로 끝나 참여가 쉬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Q. 여러 암을 한 번에 찾는 검사와는 다른가요? A. 다릅니다. 이 검사는 대장암 하나만 겨냥해 검증됐습니다. 여러 암을 찾는 검사의 쟁점은 Galleri 글에서 다뤘습니다.

📚 함께 보면 좋은 글

참고


  1. AACR. FDA approves blood-based colorectal cancer screening test (2016.4.26) — AACR Blog ↩︎

  2. Shaukat A 외. Clinical validation of a circulating tumor DNA–based blood test to screen for colorectal cancer. JAMA 2025;334(1):56-63. doi:10.1001/jama.2025.7515 ↩︎

  3. MedTech Dive. Freenome secures FDA nod for blood-based colorectal cancer test (2026.7.27) — MedTech Dive ↩︎

  4. Freenome. FDA approves Freenome’s SimpleScreen CRC (2026.7.27, 회사 발표) — Freenome ↩︎

  5. MedTech Dive. Abbott launches Freenome’s colorectal cancer screening test (2026.9.30) — MedTech Dive ↩︎

  6. AGA News. FDA approves second blood-based colorectal cancer screening test (2026.8; FDA 승인, ACS 2026 지침, AGA 입장 정리) — AGA ↩︎ ↩︎

  7. Dominitz JA 외. Blood-based colorectal cancer screening: the illusion of simplicity and the cancer prevention paradox. JAMA 2025;334(1):29-31. doi:10.1001/jama.2025.7557 ↩︎

  8. RTTNews. Freenome highlights improved SimpleScreen CRC performance data at ACG 2026 (2026.10.12, 회사 발표 보도) — RTTNews ↩︎